어제 루리웹 야구 커뮤니티에서 본 글과 댓글들 때문에, 하루 종일 내 마음이 온통 한화로 가득 찼다. 타자들이 구장을 가득 메운 것처럼, 내 감정도 한화 이야기에 포화 상태였다. 요 몇 주간 한화가 보여준 경기력 덕에 롤러코스터를 타듯 감정의 기복을 겪었는데, 요즘의 그 변동성조차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한화가 8연승을 기록했을 땐, 이게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기분이 하늘을 찔렀다. 야구 보는 낙으로 사는 내게 그 열승은 나만의 ‘봄날’이었다. 그런데 이어진 2연패에 잠시 주춤했을 때는, ‘아… 또 이렇게 하향세로 가나’ 싶었지만, 금세 또 4연승이라니. 이 팀이 예전의 한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경기력이 달라졌더라.
댓글 중에 ‘우리 한화가 달라졌어요’라는 말을 읽었을 때, 왠지 모르게 뭉클하기도 했다. 한화 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한 번쯤 꺼내보고 싶던 말이기도 했기에,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올해는 다르다는 걸 실감하게 되니, 그동안의 고된 응원이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특히 한화 팬이 아니었던 사람이 한화의 변화에 울컥했다는 말을 들으니, 나도 모르게 큰 위로를 받는 것 같았다. 우리 한화가 잘하면 기특하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도 묘하게 찡한 느낌이 드는 건 나만의 감상이 아닌 듯했다.
반면에 ‘봄데’를 언급하면서 한화를 놀리는 댓글을 보고선 씁쓸했다. 봄에는 잘하다가 결국 이루지 못했던 한화의 과거를 떠올리게 했으니까. 그렇지만 작년 엘지와 에스에스지를 만나 어려움을 겪었던 한화가 이제는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면서 팬으로서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러나 경기는 예측할 수 없는 법, 특히 한화라면. 그 끈질기고도 풀리지 않는 야구 매듭을 푸는 과정에서 느끼는 이 긴장감과 희열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한화 팬만의 특권이라 생각한다. 우리 한화가 언제까지 이 상승세를 이어갈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 모두 잊고 기쁜 마음으로 이 흐름을 즐기고 싶다.
이렇게 또 한화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래도 나는 행복한 한화 팬이야’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날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이런 귀한 순간들 덕분에 우리의 응원은 멈추지 않을 테니까.